외딴방
깊은 눈맞춤을 나누고
sputnik.K
2014. 1. 25. 23:29
게임 이론에 '팃포탯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상대를 도왔을 때 상대도 나를 도와주면 계속 도움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나 또한 도움을 주지 않음으로써 보복을 가하는 전략이다. 사회적 동물이라면 누구나 이 게임을 해야하는데, 알다시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시 말해 우리는 누구나 이 게임을 해야하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
잔인한 전략 같지만 진짜 잔인함은 보복의 개념 전에 발생한다. 관계의 전정(剪定). 가지치기를 하듯 사람을 잘라내는 것이다. 주체가 되든 객체가 되든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상처를 입는다. 한때는 깊은 눈맞춤으로 진실과 거짓을 나누던 사람들. 그러나 모든 것은 지나가고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시절을 가르는 날카로운 몸짓 이후 우리는 여기 존재한다. 하지만 지나간다는 것이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눈을 맞추던 순간은 거기 그대로 있다. 기분 탓이 아니다. 분명 한때는 깊은 눈맞춤을 나누던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