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어느 연주자의 표정
sputnik.K
2015. 10. 9. 03:39
가끔 아침 출근길 환승역에서 오늘의 지각 여부를 가늠하며 마음이 초조해질 때 한 연주를 찾아본다. 이 행동에 찾아 듣는다는 표현보다 찾아본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까닭은 연주 후반부에 나오는 어느 연주자의 표정 때문이다. 그 표정은 초 단위로 시곗바늘을 보는 행동을 멈추게 하고 시간을 다시 있는 그대로 두게 만든다. 그의 입꼬리를 따라가며 드는 생각이란 그저 '그래, 어쨌든 하루는 시작되었으니까' 정도일 뿐이다.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즐겁다. 그들이 합주를 하며 눈을 맞추고 미소 짓고 잠시 상대를 기다렸다 리듬을 내어주는 순간들이 귀로 흘러든다. 교차와 교감의 온도가 공간을 가득 메운다.
이 영상은 내가 늘 찾아보던 그 연주는 아니다. 그러나 같은 연주자들이 함께 있다. 그들은 다른 곡을 연주하고 있지만 그들의 표정은 여전히 음악을 완성하는 한 조각 퍼즐의 형태로 각자에게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