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할 때까지 따라갑니다
며칠 전 형부님이 저녁을 먹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형부님은 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그날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밴쿠버의 술집에서는 단골 손님들을 위해 테이블을 그들의 배에 맞게 깎아준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들 각자의 튀어나온 배에 맞게 테이블 앞 부분을 깎아준다. (진정한 서비스란 이런 것이 아닐까, 감탄했다.)
2. 요리에 들어가는 이색적인 재료는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 요리에 데킬라가 들어갔어요, 보드카가 들어갔어요 하는 말은 단지 요리 자체를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는 효과를 넘어 먹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심지어 실제 들어가지 않았다 하더라도 먹는 사람은 '그건 뭘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런데 요리에도 플라시보 효과가 있는 걸까?)
3. LA에는 음주측정기가 없다. 단지 행동으로 체크한다. 1에서 10까지 세어보라고 하거나 미간에 손가락을 대고 어디까지 제대로 걷는지 지켜보거나 하는 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테스트는 술을 마셨음에도 마시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사람들에게 요청하는 것이고 오히려 "나 조금 마셨어요" 하는 사람들에겐 "그래?" 하며 넘어간다고. 그리고 이상이 있는 것 같은 차는 세우지 않고 따라간다. 괜히 세웠다가 이상이 없으면 오히려 고소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할 때까지 따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찰차가 따라오면 자신의 차를 잠시 세우고 카페 같은 곳에 들어간다.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실수를 할 때까지 따라간다니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기우제가 떠오른다.)
4. 그릇은 음식의 건축이다. (이 말에는 멋도 있고 철학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