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린 일들

sputnik.K 2019. 7. 14. 12:29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린 일들이 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이 떠오르지만 영화를 보지 않은 나로서는 영화에 빗대어 말하기가 어렵다. 예고편을 보니 지금은 틀리고 그때가 맞지요? 지금이 맞다고요? 그때가 틀리고 지금이 맞는 건가요? 정말요? 하는 식으로 주고 받는 남녀 사이의 대화가 전부다. 역시 무슨 이야기가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들여다보면 어떤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의 여느 영화들처럼 별 것 없지만 의미가 있다고 믿는 말들이 둥둥 떠다닐 것 같다. 어쨌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와서 떠올리면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감수성이 결여된 맞장구들에 관한 것이다. 과거에는 별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현상들에 이제서야 따라붙는 물음표와 느낌표들. 받아들이기를 멈추고 한번 밀어내서 살펴보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 수 있는데 그 과정이 빠져 버린 일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일들이다. 그 사실은 지나간 풍경처럼 어쩌지 못하는 형태로 저 뒤에 남겨져 있다. 풍경에 손을 뻗어도 손에 쥐어지는 것은 없다. 남는 것은 틀렸다는 인지와 부끄러운 감각 뿐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풍경을 뒤로 한 채 앞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