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삶에서의 산수
sputnik.K
2021. 8. 28. 11:16
눈 앞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지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고 또 하고 싶지 않은지에 대해서 생각한다. 호불호는 나의 현재 상태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때로는 그마저 모를 때가 있는데 그것이 그때의 상태다. 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 일이 틀린 건 아니다. 그것을 혼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내 생활에서 어떤 습관을 더하고 뺄지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더하고 빼는 행위는 똑같이 중요하다. 먹는 습관, 잠자는 습관, 일하는 습관, 소비 습관, 관계의 습관은 서로 꼬리를 물며 나를 이루고 있다. 그 회오리 속에서 조금 덜 유해하게 나이 들고 조금 더 아름답게 무언가를 완성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하나의 돌을 올리고 다른 하나의 돌을 내린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결과를 낳는 행동이다. 나는 삶에도 산수가 있고 그것은 돌멩이를 올리고 내리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쌓지 않고 그저 갖고 있는 돌멩이를 어디에 어떠한 형태로 놓아두느냐도 중요하다.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배치하는 것까지가 삶에서의 산수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똑바로 서서 제대로 풀고 넘어가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내 방식대로 돌멩이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