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주말에 있었던 일들

sputnik.K 2022. 6. 19. 23:40

 

 

 

 

# 토요일

선생님의 작업실에 다녀왔다.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살구를 몇 알 주워 뒀다는 말씀을 지나가듯 하셨는데 탁자 위에 정말 벨벳처럼 잔털이 촘촘한 살구가 놓여 있다. 하나 집어 맛을 보니 달큰하고 부드럽다. 선생님께 사발과 차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내려주시는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 일요일

1층 작업실 대청소를 했다. 서울 일정으로 계속 미뤄지던 일이다. 엄마가 화장실 청소를 도와줘 나는 창틀과 바닥 물청소를 했다. 책장 조립도 끝냈다. 취미로 즐겁게 하려던 일이 몸피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함께 즐거웠던 사람과는 대상에 대한 속도 차가 생기면서 감정에 힘을 주는 날들이 늘었다. 빠른 리듬에도 느린 리듬에도 각자의 이유가 있는데 서로가 자꾸만 그걸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