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을 긋다
완결된 삶의 순간들을 놓아두는 것
sputnik.K
2011. 9. 2. 22:33
언제 생의 한 시기가 끝에 이르렀는지를 아는게 중요하다. 한 주기를 마감하고, 문을 닫고, 한 장을 끝마치는 것. 그걸 뭐라 부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완결된 삶의 순간들을 과거 속에 놓아두는 것이다. 뒷걸음질할 수 없다는 걸, 어떤 것도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나는 서서히 이해하고 있었다.
- 파울로 코엘료, 『오 자히르』
지독한 정리벽. 나의 오래된 고질병. 어떤 형식을 빌려온다 해도 그저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을 행위. 흔히 시간을 나누는 개념으로 사용하는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사람들은 분분한 의견을 내놓는다. 각각의 의견에 각각의 사람들이 동의하지만, 언행일치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얼마 전 집에 내려가 노트를 뒤적이다 대학생 때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읽고 정리해놓았던 구절에서 눈길이 멈췄다. 그의 과거에 대한 태도에 동의한다. 그런 태도를 취하고 싶었다. 결국 모든 것은 태도가 결정하는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