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낮잠을 보약 삼아
sputnik.K
2022. 12. 15. 20:08
두 시간 동안 낮잠을 자고 일어나 오늘 쓸 기사 자료를 찾아서 읽다가 또 잠이 든다. 내가 왜 이러지. 자꾸만 잠이 쏟아진다. 어젯밤에 두 시간가량 설친 잠을 보충하려는 걸까. 자리를 털고 일어나 그저께 사온 원두를 간다. 정신을 차리자는 명목이었지만 사실 무산소 공법으로 볶은 원두 맛에 반해 어제부터 계속 커피를 내려 마시고 싶었다. 커피를 마시며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창 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어쩐지 행복이 내 작은 방 안에 웅크리고 있다가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낮잠은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언니는 올해 내 생일에 만년필과 2023년 다이어리 그리고 파란 소파에 기대어 낮잠 자는 여자아이가 그려진 엽서에 편지를 써서 줬다. 단잠을 자는 아이 앞으로 회색고양이가 초록 털실을 가지고 놀고 있다. 언니는 낮잠이 보약인 내게 어울리는 엽서 같아서 골랐다고 했다. "모든 것은 체력에서 오는 것 같아. 그러니, 앞으로도 늘 너가 낮잠을 보약 삼아 더 건강하기를 바랄게." 언니의 당부다. 너무 좋은 말이다. 낮잠은 내게 건강을 선물한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잘 자고 모레도 잘 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