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일장일단 너머

sputnik.K 2023. 12. 11. 20:16

 

 

 

 

일장일단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거 참 옳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 올바른 말은 친구와의 대화에서도 종종 등장했는데 그때마다 까먹었던 진리를 누가 말해준 것처럼 다시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맞아, 일장일단이지. 그래, 일장일단이야.

 

많은 사건과 상황에 일장일단이 있었다. 다들 그렇다고 했다.

 

지금 바뀌어가는 생활에도 일장일단이 있다. 익숙함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규칙이 더해지면서 없던 리듬이 생겼다. 다만 그 리듬이 나를 춤추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일장일단 너머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장과 단 사이 어딘가에 서서 좋은 것과 나쁜 것 중 어디에 1%의 힘을 더 실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멈칫한다. 그렇다면 이건 장과 단을 따질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균형이 아닌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