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일기
그런 빵이라니
sputnik.K
2012. 7. 4. 20:15
나로서는 약을 먹기 위해 억지로 샌드위치를 입에 밀어넣고 있던 참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다섯 살쯤 돼보이는 여자애가 엄마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저기 집에 놔두고 내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빵이 있어."
그 어린 여자아이는 팥빙수를 먹고 난 후 "엄마, 샌드위치!" 해서 먹은 빵의 마지막 가루를 입가에 묻히고 있었다. 그 증거로 테이블 위에는 빈 빙수 그릇과 빈 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엄마는 곧 "그런 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나는 '집에 놔두고 내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빵'을 여러 차례 만나봤기에 "그런 건 있다!"며 아이를 대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막 샌드위치를 씹고 있던 차여서(거짓말이다)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구체적이고 재치있는 이유에 감탄했다. 내 스물 여덟 평생 '집에 놔두고 내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빵'이라는 표현을 찾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표현을 할 줄 아는 아이라면 현재의 포만스러움과는 별개로 원하는 빵을 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에 놔두고 내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빵이라니, 정말 멋진 표현이구나! 칭찬도 해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