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건들
전조의 순간
sputnik.K
2012. 12. 8. 19:21
미뤄왔던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한 겨울에 휴가를 받아 어슬렁거리고 있자니 어쩐지 공으로 시간을 얻은 기분이다. 가만히 앉아 창밖으로 떨어지는 불빛들을 쳐다보고 있어도 외롭지 않다. 나를 살리고 있는 건 들숨과 날숨이지만 힘이 쌓이게 하는 건 언제나 멈추는 순간의 숨들이다. 번거롭게도 다른 나라에까지 왔다. 원했던 건 조성의 변화였다. 나도 사람들도 전조의 감동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곡조가 바뀌고 기분이 한껏 들떠있을 때를 조심해야 한다. 문득 눈물이 비집고 나올 지도 모를 일이니까.
이곳에서는 모르는 길을 물었을 때 상대로부터 응답받는 것만으로 조바꿈이 이뤄지기도 한다. 몹시 단순한 세계이군,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