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를 했습니다

2022. 5. 7. 23:02 from 외면일기

 

 

 

 

거의 열흘 만에 외출을 했다. 언니가 만들어 준 쿠키에 홍차를 곁들여 먹고 반소매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쓰고 강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을 걸었다. 길을 걸으며 크기가 살구만 한 매실을 봤다. 오월의 덩굴장미를 봤다. 강물 위로 반사되는 빛을 봤다. 귓가에는 화장실에 물티슈를 버리지 말라는 따끔한 메시지를 담은 노래인지 구호인지가 들려온다. 걷다 보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길을 크게 돌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엄마를 만났다. 엄마는 오늘 장에 모종을 사러 갈 거라고 했다. 모종 구경을 하러 따라 나섰다. 방울토마토 모종, 오이 모종, 가지 모종을 샀다. 모종을 사고 시장을 구경하며 가죽나물과 민어조기를 샀다. 가시오이와 떡도 샀다. 돌아오는 길에는 팥빙수를 포장해 왔다. 집에 오자마자 식탁에 둘러앉아 팥빙수를 나눠 먹고 막 낮잠에서 깬 조카와 장난감 기차를 만들었다. 샤워를 하고 나와 장에서 사온 떡을 먹으려 보니 그새 쉬어 있다. 일상이 조금씩 다시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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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putnik.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