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저왁저 왁저지

2024. 6. 8. 21:10 from 외면일기

 

 

 

 

낮잠을 자고 일어나 화병의 물을 갈고 무왁저지와 당근라페를 만들었다. 왁저지는 사찰음식 수업에서 배운 메뉴다. 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왁저지가 왁저지인 이유는 왁저왁저하며 졸아들어서다. 왁자왁자가 아니라 왁저왁저 졸아드는 것만이 왁저지라고 한다. 알 수 없는 의성어의 세계다. 마침 밥솥에 밥이 약간 남아 있어서 그릇에 덜어 왁저지를 넣고 살짝 비벼 먹었다. 눈이 동그래질 만큼 감칠맛 나는 맛이다.

 

당근라페에는 적양파를 촙촙 썰어 넣고 딜을 듬뿍 넣었다. 조금 더 이국적인 맛이 난다. 숙성시켜서 내일 살짝 구운 식빵 위에 잔뜩 올려 먹을 계획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맛있는 음식 먹을 궁리를 하는 일은 언제나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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