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지난 9월 초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OIS)을 적용한 카메라 기능을 가진 '루미아920'이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하루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OIS 기능을 홍보하는 광고가 문제였다. 여성 모델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을 찍은 이 광고를 루미아920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힌 노키아 측은 OIS 덕분에 플래시 없이도 경쟁사 제품보다 5배나 깨끗한 화질을 자랑한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모델이 탄 자전거 옆을 지나가던 차량 창문에 비친 촬영자와 그의 손에 들린 대형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를 잡아냈다.

 

꿩 같이 굴다 창피만 당하게 된 노키아의 소식 뒤로는 매의 눈으로 기업을 감사하는 소비자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기사가 이어졌다.

 

봉지당 1000개에 육박하는 '조리퐁'의 개수를 세어 은근슬쩍 수가 줄었다는 사실을 블로그에 고발하는 소비자가 있다. 기다란 초콜릿과자 '빼빼로'가 가격은 예전 그대로인데 이전보다 날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무게를 달아 사이트에 올리는 네티즌도 있다. 디지털 기기 등으로 막강한 정보력을 갖춘 똑똑한 소비자들 앞에서 기업들의 꼼수는 더 이상 발붙이기 어려워지고 있다. 교묘하게 속이거나 적당히 포장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어설픈 과장으로 고객을 설득하려 할 바엔 차라리 날것 그대로를 보여줘 진정성으로 승부하겠다는 기업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11월 12일자 조선일보)

 

그런데 조리퐁의 갯수를 세는 사람이라니, 생각만 해도 멀미가 나는 것 같다.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면밀해지고 있고, 기업은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들어 있어요!"라는 감자칩 소비자의 반어법을 알아 들어야 할 것이다. 설마 조리퐁의 갯수를 세는 사람이 있을까 했겠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있으니 관계자들은 부디 각성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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