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엎질러진 물!

2013. 8. 24. 12:08 from 외딴방

 

충효일기를 쓰던 시절, 나는 당시 처음 배운 표현 하나를 일기에 즐겨 쓰고 있었다. 고작 9살 혹은 10살 때의 일이니 이 말이 적용되는 범위는 좁고 소박했다. 시험을 치른 후 "이 점수는 일기장에도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형편 없지만"의 상황이나 "숙제를 하지 않고 외할머니 댁에 놀러갈 수밖에 없었지만"과 같은 순간들을 스스로 위로하고 쿨하게 털어버릴 용기가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되었다. 나는 이제 10살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을 겪고 그에 대한 감상도 가지게 되었다.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말을 하고 결과로 이어지는 행동들을 해왔다. 당연히 뒤도 돌아본다. 그러면 이 차고 따뜻한 표현이 내가 딛고 지나온 모든 자리에 우뚝 서 있는 것을 본다. 

 

"이미 엎질러진 물!"

 

 

 

 

젊은 우리 사랑 - 검정치마

 

오 젊은 사랑 그것은 너무도 잔인한 것

어린 맘에 몸을 실었던 내가 더 잔인한가

젊은 피가 젊은 사랑을 후회할 수가 있나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오 그때는 몰랐었네

내가 왜 그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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