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let me in

2012. 8. 11. 23:59 from 외딴방

 

 

 

 

I couid give you love - Lasse Lindh

 

Oh, this ship is wrecked

The cliffs came so fast

I just closed my eyes

but you closed your heart

I could give you love

If you let me in

 

 

어느 날인가 무료하게 침대에 걸터앉아 TV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이 노래가 나왔다. 저녁 무렵의 풍경이었고 한 여자를 좋아하는 두 남자가 조용히 각자의 바닥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쩌자고 우리나라 드라마는 항상 저러한가. 그러면서 다음 이 시간에가 나올 때까지 턱을 괴고 진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을 지켜봤다. 아무래도 나는 제작자의 의도에 충실하게 부합하는 시청자인 것 같다.

 

기억에 잔상을 남기는 것은 대체로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속의 행간이다. 사건의 기승전결 따위는 행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돌이켜 보면 커다란 사건이란 살아가는 데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삶을 쥐고 흔드는 건 그 속에 결결이 짜여있는 행간이었다. 결국 남는 건 스스슥거리는 마찰음 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이야기에 대한 접근법도 이런 것이 좋다. 관계와 주변의 감정선에 다가서려 노력하는 것. 그것은 세상의 모든 관계는 진부하면서 진부하지 않다는 결론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고, 그런 결론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불완전한 관계 앞에 위로로 던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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