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두 번 꺼졌다. 베터리 충전을 위해 카페에서 티 라떼 한 잔과 자스민 티 한 잔을 마셔야 했다. 편의점에서는 아이폰 충전이 안 된다. 처음 알았다. 요즘은 처음 아는 것들이 많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서는 새삼 한글이 28자라는 걸 알았다. 5만자가 넘는 한자에 비하면 정말 간편하고 논리적이며 친절한 글자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에 세종이 아인슈타인보다 천재인 것 같다는 뜬금없는 비교공식을 만들어본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오늘은 사족이 길어질 일이 없다. 오늘의 주제는 사족이고 그래서 하는 말 족족이 사족일 테니 말이다. 카페에서 티 라떼를 마시면서 잠깐 <엘르>를 보는데 손미나 작가 인터뷰가 있었다. '손미나의 자리'라는 헤드라인과 의자에 앉아 있는 스튜디오 컷이 시원하게 편집돼 있었다. 꼼꼼하게 모니터링 했다. 몰랐던 이야기들이 많았다. 미나. 아름다울 미에 아름다울 나. 내외적으로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 되라고 부모님이 주어지신 이름이라고 한다. 그랬구나.
요즘 페이스북 체크인 기능에 맛이 들려 내가 어디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린다. 거취를 알리고 생각을 알리는 일에 인색했던 때와 달라졌다. 세상이 몇 년 사이 형태와 질감을 달리하고 있고, 그 속에 있는 사람들도 바뀌어가고 있다.
방이 따뜻하다. 피곤해서 일찍 자려 했지만 아무래도 금요일 밤은 다음 날이 토요일이고 그 다음 날이라고 해봐야 일요일이기 때문에 대책 없이 편안해진다. 이것봐. 꾸벅꾸벅 졸면서도 사족을 늘리는데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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