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할리우드 배우가 등장하는 릴스를 봤다. 그는 자신이 힘든 마음에 갇혔다고 생각될 때마다 현실에서 한 발 물러나 그에게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는 힘이 있다는 걸 아는 것이 꽤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스스로에게 그런 힘이 있다고 믿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제가 우주의 아주 작은 존재였을 때 우주가 저에게 말하길, 얘, 너 지구라는 곳에 가볼래? 거기서 아주 놀라울 정도로 찰나의 순간만 살면서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느끼고 모든 걸 경험하게 될 거야. 사랑, 고통, 불안, 기쁨, 환희, 그게 뭐든 전부 다. 그렇다면 너 한번 가볼래? 네, 그럴게요!"
그저 찰나의 순간 일어나는 일들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질 때 내가 우주의 작은 먼지이고 우주의 시공간에서 속눈썹 한 올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가벼운 삶을 살아가는 중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것은 꽤 큰 위안이 된다. 나는 먼지이고 믿을 수 없게 짧은 시간 동안에만 여기 존재할 뿐이다. 그렇다면, 나는 명랑한 먼지가 되어야지. 곧 지나갈 감정에 갇히지 않고 내게 주어지는 다양한 일들에 감사하며 재미있는 궁리를 하는 먼지가 되어야지. 그렇게 다소 깜찍한 존재로 주어진 시간을 보내야지.
봄이 온 것 같아서 맞으러 나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배터리가 잘 충전된 노트북, 조용히 흐르는 음악. 부족함 없는 한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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