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이 연애를 하다 문득 6개월만에 제대로 책을 읽었다.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 이런 글쓰기 방법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추천사에 있는 것처럼 '독자들의 삶과 겹쳐지는 자전'. 화려한 묘사도 소설적 전개도 없지만 글 자체가 삶이고 방법이었다. 아니 에르노는 등단 초기부터 허구를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해부하며 글을 써왔다. 개인의 기억 속에는 집단의 기억이 있고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대중적이란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아니 에르노, 『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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