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NS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었다.
"예전에 길고양이 새끼 치료해주러 동물병원 갔을 때 수의사에게 들은 적이 있다. 길고양이 수명이 짧은 건 밥을 못 먹어서가 아니라 오늘도 밥과 물을 찾아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인간이라고 다를바 없지 않나 싶다." (@che*******)
"멀쩡한 사람들도 '생계'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알콜중독 수준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는 연구도 있었다(Science). 끊임없이 생존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상황, 그 스트레스는 영혼을 갉아먹음." (@ima******)
예전에 잠깐 일을 쉬던 때가 있었다. 그 시간을 '좋았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건 순전히 내 생계 부담을 나눠간 누군가가 있었던 덕분이다. 그때 필요했던 건 생각을 정리하고 여유를 찾는 '시간'이었지만 거기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 없는 상태가 전제되어야 했다. 그야말로 생계란 개인의 사정과는 관계 없이 끊임없이 생애 한 가운데로 끼어드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지는 줄어들고 답이 정해진 일들이 반복되는 순간들. 그 어쩔 수 없음은 생각보다 가혹하고 몸과 마음을 쪼들리게 만든다. 정신을 차리고 문제를 걷어나가려 해보지만 지금의 고약함에서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밥벌이의 무게를 함께 견뎌주는 손길은 그래서 소중하다. 그것은 어쩌지 못하는 '밥과 물'에서 우리를 잠시 해방시키고 생활의 온도를 데워준다. 그러고 나서 다시 살아가는 것은 그러지 않고 살아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