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는 두 번 몸집이 작아지는 수축 과정을 거친다. 공기 수축과 소성 수축이다. 공기 수축은 말리는 과정에서 몸집이 줄어드는 것을 말하고 소성 수축은 가마에 굽는 과정에서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도자기는 조금씩 수분이 줄어드는 이 과정을 통해서만 밀도가 높아지고 단단해진다. 나중에는 처음 만들 때 크기의 15%가량 작아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수축률을 예측하고 도자기를 빚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수업시간 끝에 그동안 만든 기물에 사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언니와 나는 그동안 만들어놓은 수많은 컵 가운데 하나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서로 자신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선생님은 볼품 없는 컵 하나를 두고 소유권을 다툼하는 우리를 보고 웃으신다. 증거도 논리도 없는 우김만이 난무한 끝에 컵은 나에게로 왔다. 그리고 사인을 하는 과정에서 허무하게 구멍이 나 버린다. 나는 당황스럽다. 도자기는 참으로 변수가 많은 존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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