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골 카페를 찾았다. 그런데 리모델링으로 평수를 넓힌 카페는 기묘하게 달뜬 분위기를 안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료를 빨대로 돌리며 카페 안을 둘러볼 때까지만 해도 '변화라는 건 좋지'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카페 안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에어컨 바람 소리, 얼음 가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음악 소리가 제각각 확대돼 일순간 귓속에 박혔다가 다음 순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마구 뒤섞여 다 녹은 팥빙수의 형태를 띄고 귀에 흘러들었다. 나는 실망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친애하던 카페 1-94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보다 조금 더 이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편한 공기는 온 몸을 찔렀다. 일어나야 한다는 신호였다. 무엇보다 주문한 레모네이드가 귀에 흘러드는 다 녹은 팥빙수보다 더 형편없었으니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갑자기 모든 게 시시해졌다. 240-2(1-94의 슬픈 부재를 달래준 우리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먹는 편이 차라리 덜 지겹겠다.
가끔씩 사람들은 왜 덜 괜찮은 쪽으로 리모델링을 할까. 그것은 시간과 비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