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2012. 10. 17. 22:13 from 외딴방
 
 

 

 

More today than yesterday - Spiral Staircase

 

Oh, I love you more today than yesterday

But not as much as tomorrow

 

 

'I love you more today than yesterday! But not as much as tomorrow'는 관계 지속을 위한 공식 같은 것이 아닐까.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은 묘한 일이다. 가까워진다는 것은 조금씩 상대에게 익숙해지고, 어떤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지, 어떤 냄새를 싫어하는지, 거짓말 할 때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 하나씩 알아나가는 것이다. 나로서는 언제나 그 속도를 느낄 사이도 없이 상대와 가까워지고 멀어졌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때는 어느덧 가까워져 있었고, 왜 이러지 싶을 때는 이미 멀어져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고, 그 섬에 가고 싶다던 시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노래는 미국 드라마 <앨리 맥빌>에서 앨리가 일하는 로펌 '케이지 앤 피쉬'의 대표 리처드 피쉬가 크리스마스 파티 때 부르는 곡이다. 리처드 피쉬는 여성의 목주름만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인물로, 목주름이 멋진 여판사와 로맨스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리처드보다 한참이나 연상인 그녀는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불안과 슬픔에 잠기는데, 그런 그녀에게 일단은 계속 앞으로 걸어가자며 리처드가 이 노래를 선물하는 것이다. 다시 생각해도 근사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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